소비자 : 여보세요~ 저기…집 다락방 정리를 하다가 1990년산 마주앙 1박스를 찾았습니다. 먹어도 되지요?
송선생 : 아!…선생님 그거 드시면 안됩니다.소비자 : 왜 안되나요? 와인은 오래될 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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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대한 의문점 중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십년도 더 된, 오래된 마주앙을 소장하시고 계신 분들이 간혹 있는데 그럴 경우 제 권한(?)으로 새로운 마주앙 한 박스를 선물로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한 제품을 몇 십년동안 애지중지 해오셨을 걸 생각해보면 얼마나 고마운 고객들인지요…)
(그런 와인을 먹는다고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매우 불쾌할 따름이지요.)
아마 오래된 와인들이 비싼 값에 팔리는 경우가 있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브랜드의 명성과 희귀성에 기인하는 것이며 그 맛은 먹어보기 전엔 며느리도 모를 만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언론을 통해, 해외 토픽 등의 꼭지로 많이 접하는 “몇 년산 와인이 몇 억이더라, 몇 억에 경매에 올랐더라”라는 등의 이야기는 오래된 와인의 맛 때문에 비싼 것 보다 그 희귀성 때문입니다. 그 와인을 10억에 샀다고 해도 그 와인의 10억 가치는 오픈 하는 순간 날라갑니다.
그런 와인의 가치는 맛이 봉인되어 있는 본래의 상태, 다시 말하면 와인의 본디 봉인을 풀어 세월의 향과 맛을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순기능을 하지 못한 채 전시용으로 업종변경을 해야 그 가치를 하는 것입니다. 몇 년 뒤 숙성된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 인내로 참아왔던 세월이 기약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썩어가고 있는 줄 모른채…
소인의 생각에는 그런 와인은 와인이 아닌 것이죠. 고가의 전시품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와인 맛은 대부분 식초처럼 산화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지요.
Fontanafredda Barolo 1899 라벨만…
물론 일부 고가의 와인인 경우 좀더 오래 보관한 후 먹으면 좋은 와인들이 있는데, 프랑스나 이태리 고급 와인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 중 좋은 빈티지(포도 작황이 좋은 생산년도)의 와인은 더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 이때는 최적의 보관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그리고 “오래 보관”이라는 단어로 설명한 것은 여러분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풀어 쓴 것이며 사실 “숙성 기간이 더 필요한” 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긴 합니다.)
고가 와인들 중 일부는 와인메이커가 계속 숙성이 진행되도록 찌꺼기를 일부로 넣어 놓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가 와인을 먹다 보면 찌꺼지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디켄팅이 필요한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지요.
(와인의 찌꺼지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많은데 다음에 또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그럼 내가 구입한 와인을 도대체 언제까지 보관하여 먹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많이 생깁니다. 저의 개인적인 소견입니다만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면 가격과 매칭시키면 쉽게 답이 나옵니다.
(※ 와인 가격에는 와인의 품질이 어느 정도 보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와인 생산자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시면 대다수 와인의 aging potential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일본 에비스 가든 PARTY AND WINE 에 진열되어 있는 1920년대부터 지금까지 샤또 라뚜르…
이 외에 ROMANEE-CONTI(로마네 꽁띠), PETRVS(페트뤼스) 등이 1900년대 초반 빈티지 부터 진열되어 있습니다.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촬영 전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와인마케팅을 하면서 느꼈던 여러 단상들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가끔 긁적여보고 있습니다. 얼마나 자주 쓸 수 있을지, 습자지같은 지식과 미천한 경험들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장담 못합니다만 와인에 대해 쉽게 이해되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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