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최근 위기 관리 현장에서 – 2013년 9월 (상황 보고는 실시간으로 外)

 

최근 여러 위기 관리 프로젝트 현장에서 느꼈던 소회와 인사이트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봅니다.

 

상황 보고는 실시간으로
위기 발생 직후 상황 보고와 공유에 대해선 저 또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많은 분들께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빠른 모니터링이 빠른 상황 분석의 근간이 되고 이후 이어지는 빠른 상황 분석이 빠른 의사결정을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필드에서는 여러가지 현실적 제약사항때문에 이런 원칙이 가동되기란 여간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제약들 중에는 시스템적인 문제와 준비의 문제도 있지만 많은 조직들의 의사 결정에는 특히 Paper(보고서) 작업이 줄기차게 수반되어야 하는 상황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 보여집니다.

관리자와 경영층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당연히 보고서가 필요합니다. 다만, 긴박한 위기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보고서의 형식이나 방대한 내용이 담긴 완벽한 보고서보다 간단하고 핵심적인 내용이 보다 빠른 판단을 이끌어내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특히 온라인, 소셜 미디어의 의견과 여론은 1~2시간 동안 열심히 작성해서 완성된 보고서를 공유하고 브리핑하려 하면 이미 그 보고서의 상황은 과거의 상황이 되고 전혀 새로운 이슈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럼 또 보고서를 업데이트하고 다시 보고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실제 의사 결정은 계속 밀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주요 온라인 채널을 포함한 다양한 온·오프라인상황에 대해 의사 결정에  핵심적인 상황에 대한 현장 브리핑 및 구두 보고가 진행되고 그 상황이 그 자리에서 즉시 정리되고 공유되고 업데이트되는 방식이 급박한 위기에서는 빠른 상황 분석에 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이런 활동이 가능하기 위해선 위기 관리에 필요한 핵심 실무자와 관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야 하고 그 자리에서 공유되어야 하며 그 자리에서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실시간 보고가 가능한 온라인 모니터링 대시보드에 대한 설계와 준비도 사전에 필요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내부 상황 보고를 위한 보고서 작성 도중에 여론은 변화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미 우리 보스가 보고 있는 그 보고서 속 상황은 과거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많은 것을 우리가 정제할 수 없는 환경
거듭되는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온라인 미디어, 오프라인 미디어 모두 과거와는 다른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기사는 기사로 대응하고 블로그는 블로그글로 페이스북은 페이스북글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해당 원천글들은 과거처럼 일부 교정하거나 덜어내는 상황이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콘트롤할 수 있는 원천적 정보가 있다면 이는 최대한 통제해야 합니다.) 사안에 따라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결정했다면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업데이트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대중들은 ‘비의도적 인지’를 통해 해당 이슈를 만나게 됩니다. 우리가 커뮤니케이션하겠다고 결정했다면 이 메시지들은 가능한 핵심 대중들의 동선에 따른 ‘길목’에서 만날 수 있게 배치되어야 하고 그를 통해 대중들의 동선에 맞춰 ‘비의도적 인지’가 가능케 해야 합니다. 우리가 활용하는 채널 전략들이 과연 그 대중들의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것인지 우리만 알고 있는 ‘뒷골목’에 집중하고 있는 것인지 냉철하게 판단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최근 핵심 길목은 Must ‘모바일’입니다. 이제 모바일 길목은 반드시 챙겨야 하는 시대입니다.

 

이슈에 대한 메시지는 히스토리를 남기는 것
위기가 발생하고 기업이 대응하는 커뮤니케이션은 그 당시의 입장을 표명하고 이해관계자와 대중들을 설득하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온라인, 소셜 미디어 시대에 모든 콘텐츠들이 저장되고 검색되는 세상에서 우리의 메시지가 현 상황에 대한 핵심적인 히스토리 역할을 한다는 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최근 많은 위기 이슈들은 대부분 단발성에 그치지 않으며 위기 이슈에 대한 핵심 원인은 장기간에 걸쳐 수정 보완되어야 하는 사안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해당 이슈가 재발화하거나 이슈가 수면하에서 확산되면서 대중들에 의해 검색되는 경우에 대비해 과거의 상황에 대한 처리 과정과 종결 사항들을 명확히 포함하고 미래의 상황에도 과거의 우리 메시지가 다른 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또한 서사적인 위기 이슈의 히스토리 콘텐츠를 우리가 직접 우리의 메시지를 담아서 관리하고 공유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최근 스트래티지샐러드 정용민 대표님과도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지만 위기 관리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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