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벌써 전통의 강호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등이 16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특히 스페인은 피파(FIFA)랭킹 1위이자 전년대회 우승국이며 잉글랜드는 무승 탈락의 수모를 당했습니다. 반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국이자 월드컵에서 준우승만 3번 했던 네덜란드는 현재까지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1998년 우승 이후 몰락했던 프랑스는 아트사커 부활을 알리며 현재 강력한 우승후보까지 대두되고 있습니다. 모두 절치부심했던 국가들입니다.
이렇게 전통의 축구 강호들도 진출하기 어려운 16강이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겐 동네 친구 이름이 되었고 이제 8강은 동네 형 이름쯤 된것 같습니다. (일본은 4강) 그러다 보니 겸손과 겸양없이 소위 설레발만 난무해 왔습니다. (스포츠 경기 특성 상, 이를 다루는 언론의 특성 상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하지만…)
물론 목표는 높게 잡습니다. 문제는 매번 ‘할수 있다’만 강조하고 무조건 강한 정신력과 ‘근거없는 낙천적 희망’만을 이야기 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 희망의 근거가 매번 기적같은 ‘경우의 수’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이는 비단 우리에게 축구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사회생활에서도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희망과 열정만을 이야기 하면서 사람들을 번아웃(burn out)에 빠지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면 된다’라는 이야기가 단지 희망적인 구호나 슬로건만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 2014년에 1960년대, 70년대, 80년대 처럼 폐 유조선으로 바다를 막았다는 식의 기적같은 영웅담만을 기반으로 한 오직 ‘하면 된다’만이 미래 성공의 근거가 되면 곤란합니다. (변수가 훨씬 많아지면서 불확실성이 더 가중되었기 때문)
미국의 짐 스톡데일 장군은 베트남전에서 포로가 되어 8년(1965 ~ 1973)동안 베트남의 하노이 포로수용소에서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 기간 20차례의 고문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으며 살아 남았다고 합니다. 장군의 회고에 따르면 수용소에서 가장 일찍 죽는 사람은 비관론자가 아니라 근거 없는 난관주의자였다고 하는데 이를 이제는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라고 하죠.
사례에 따라 이리저리 여러가지로 인용되는 일상적인 심리학 용어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실패 할 리 없다. 반드시 성공한다.는 희망과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눈앞에 닥친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스톡데일 장군이 이야기 하는 즉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 입니다. 직장에서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일하라는 메시지와도 일맥 상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초반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에 “우리나라는 16강에 떨어졌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클라이언트가 했는데 저는 그 이유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했습니다. 만약 준비와 개선 없이 오직 실낱같은 희망만 이야기 하는 상황에서 오직 기적같은 결과만 일어난다면 우리는 그 기적에 매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라리 이번에 아쉽고 안타깝더라도 처절한 성과를 받고 한단계 더 성장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정말 더 필요한건 근거 없는 ‘기적같은 희망’이 아니라 ‘용기’가 필요한 것이고 개인적인 ‘아집’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신념’이 필요한 것이고 이 힘든 과정을 온 몸으로 겪어온 사람들에게 반성을 요구하기 보단 그들을 더 성장시키기 위해 그들과 함께 끊임없는 ‘개선’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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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