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마케팅?

 

외식업체는 안전한 먹거리 강조해 매출 늘이기
온라인 쇼핑몰선 위조품 110% 보상제 등 실시

가게 앞에 걸려 있는 돼지와 소 한 마리. 시골 장터의 풍경이 아니다. 서울 여의도 한복판 한 아파트상가에 들어선 정육점의 모습이다. 냉동이 아닌 냉장 돼지고기와 쇠고기만 판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가게 앞을 독특하게 꾸몄다.

웬만해서는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들을 공략하려고 유통시장에선 ‘신뢰 마케팅’이 한창이다. 불경기 탓에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값이 비싸더라도 신뢰를 주는 상품과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셈이다.

한겨례, 2008년 01월 29일자, 27면
“믿음을 팝니다” 기업들 ‘신뢰 마케팅’ 경쟁 기사 중 일부


“신뢰 마케팅”
비꼬아 이야기 하면 단어 자체가 좀 재미있습니다.
언제부터 “신뢰”라는 것이 마케팅 솔루션이 되었는지요? 씁쓸합니다.
신뢰는 마케팅이 아니라 기업과 고객간에 근간이며 기업이 고객에게 당연히 져야 할 의무라고 봤을 때, 이젠 당연해야 할 믿음과 신뢰가 마케팅에서 경쟁사와 “차별화의 요소”가 되었으니 말이죠.

하긴, 잭 트라우트의 “마케팅 불변의 법칙”의 15번째, 『정직, 솔직성의 법칙(The Law of Candor)』을 그대로 따른다면 “단점을 그대로 시인하는 것이 오히려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부여하게 되어 해당 브랜드나 제품, 기업에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일종의 고난위도 마케팅 기술”이긴 하지만 이건 한우를 한우라고 이야기 해야 하고 진품을 진품이라 이야기 하는 것이 “신뢰 마케팅”이니 역설적으로 얼마나 소비자들을 속였으면…

[footnote]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 쇼이치로와 더불어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기업가’로 꼽히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은 최고경영자 자리를 내놓고 불교에 귀의한 지금까지도 ‘경영의 神’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많은 경영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1932년 가고시마현(鹿?島?)의 가난한 시골 집안에서 태어나 가고시마대학교 공학부를 졸업하고 작은 회사에서 기술자로 일하던 그는, 1959년 자본금 300만 엔에 28명의 종업원으로 교토세라믹주식회사(현 교세라)를 설립한다. 파인세라믹스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그의 선견지명으로 인해 교세라는 출범 첫해에 매출 2,600만 엔을 달성했고 당시 불모지였던 미국시장에까지 진출하여 현재 연매출 5조 엔이 넘는 세계최고의 세라믹 회사가 되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회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아메바 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방식을 창조해냈고, 지금도 그의 경영방식을 배우기 위해 일본은 물론 전 세계의 수많은 경영인들이 교세라 그룹을 따라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경영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그를 꼽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footnote]이나모리 가즈오가 쓴 “아메바 경영“을 보면

만약 비리사건을 일으킨 경영자에게 “거짓을 말하지 마라, 사람을 속이지 마라”고 한다면 아마 대부분이 “그런 것쯤은 이미 알고 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다.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이 실제로는 체질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막상 상황이 닥치면 쉽게 사람을 속여버리는 것이다.

교세라에서는 공평, 공정, 정의, 용기, 성실, 인내, 노력, 박애 등 매우 근원적인 가치관을 소중히 해왔다. 교세라 그룹의 훌륭한 윤리관, 사풍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것을 이만큼 중요시하는 회사는 온 세계를 다 뒤져봐도 아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하면서 리더란 실로 인격자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제 소견을 포함하여 다시 말하면, 기업의 경영자는 올바른 철학이 있어야 하며 그 중 기본이 “정직”을 비롯한 근본적인 가치관이라는 것입니다. 이 경영자의 철학으로 인해 경영자와 관리자들, 더 나아가 관리자들과 일반 노동자나 사원들 사이에 “신뢰” 관계가 자연스럽게 구축되고 이로 말미암아 그 회사의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 그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그 기업의 브랜드 광고를 보는 일반인과 자연스럽게 “신뢰”관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경영자 한 분의 올바른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듯 합니다.

(철학이 철학으로만 있으면 안되겠지요…대통령의 가훈이 정직인데 국민과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 것을 보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르메 마그리트 <신뢰 Good Faith>, 1964-65, 캔버스에 오일, 41x33cm

특히 요즘 대형 할인마트群은 고객과의 신뢰에 대해 더욱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바로 집 앞에 있는 행운 가득한 럭키 슈퍼를 마다하고, 조기 축구회 회원인 송씨네 야채가계를 믿기보다, 저기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김씨네 식육점을 신뢰하기 보다는. 자동차를 타고 막힌 도로를 따라 몇 십 분을 가야하고 주차까지 신경 써야 하는 [footnote]둘마트 = 이(2)마트 = E마트[/footnote]둘마트, [footnote]집더하기 = 홈더하기 = 홈플러스[/footnote]집더하기, [footnote]로또마트 = 롯데마트[/footnote]로또마트를 더 신뢰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대형 할인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제품의 공급자나 제조업자를 신뢰하는 것 보다(일부 유명 브랜드 제외) 대형 마트 이기 때문에 믿고 구매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시고 더욱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해 주시길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꼬리말…

마트 이야기가 나와서 말입니다만,
보통 기업간에 이른바 갑을, 혹은 갑을병…관계가 있는데,
둘마트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슈퍼울트라 서스펜스 엽기 호러 메카톤급 이라고 정평이 나 있습니다.

납품 업체들 좀 괴롭히지 마셔요… 언젠가 본인이 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길…

※ 이 글은 총 491회 조회되었습니다.


6 thoughts on “신뢰 마케팅?

  1.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이 신뢰와 믿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이라는 생명체와는 또 다른 기업이라는 생명체들이 배워야 할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되겠죠.
    잘 읽었습니다^^

    • 넵! 특히 가까운 사람부터 신뢰와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는 신뢰를 받지만 가족에게 신뢰 받지 못한다거나 대외적으로 신뢰가 있지만 직원들에게 신뢰가 없다면 그건 뻥(?)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정철상님께는 참 많은 것을 배우는 것 같아 항상 감사합니다. 저희 집에 TV가 나오지 않아서 출연하시는 것을 바로 보기는 힘들지만 포스팅 해주시면 꼭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지나치기 쉬운거네요

    소비자 전화 같은, 현업에서는 귀찮고 사소해보이는 것도 엄청나게 소중하게 여겨야겠어요

    • 그맇지? 현재 가까운 사람들부터 봐봐…좋은 면은 바로 흡수하고 나쁜 면도 기억해서 따라 하지 않도록 해야지…오늘도 화이팅!!! 조만간 보기~

  3. ㅎㅎ 둘마트 집더하기 까지는 알겠는데, 로또마트가 뭐더라?? 옆의 직원들한테 물어 봤어요.ㅋㅋ
    좋은 글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네티즌들 사이에 특정 업체의 홍보를 막기 위한 방책 중 하나로 쓰인 은어들입니다. 로또마트…발음에도 특히 유의 하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