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10월 5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맨유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한 손흥민 선수는 2골 1도움으로 6-1 토트넘 승리를 견인했습니다. 이후 이어진 인터뷰에선 역시 흠잡을 곳 없는 손흥민 선수의 커뮤니케이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저는 그간 손흥민 선수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모든 공인들이 참고해야 할 만한 표본이라 말씀드려 왔습니다. 왜 그렇게 말씀드렸는지 이번 인터뷰 내용에서 주요 포인트를 정리했습니다.
우선, 영상 자막을 그대로 옮겨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질문 : 손흥민 선수, 당신이 플레이 안할 것이라 걱정했어요. 어떻게 된거에요?
답변 : 제 햄스트링이 마법에 걸렸나봐요. 분명 부상을 당했었고 정말 걱정을 했어요. 이번 빅 매치에 뛰고 싶었고 팀과 뛰고 싶었습니다. 아주 열심히 치료받았고, 사실은 부상때문에 훈련을 고난도로 하진 못했어요. 무엇을 말해야 할지. (오늘의 경기) 결과와 경기력으로 승리를 하게되어 이보다 기쁠 수 없습니다. 놀랍기도 하고 놀라워요.
질문 : 엄청 결정력있는 승리였다는게 키 포인트인 것 같지 않아요?
답변 : 우린 득점을, 아니 우린 빅 팀이라 불리는 맨유를 상대했고 결정력이 있어야 했고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이었죠. 결정력있게 골을 넣고 어시를 하고 이것이 우리가 오늘 보여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린 아주 아주 결정력 있었고 우린 이기적이지 않았습니다. 팀을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하죠. 제가 Harry에게 어시를 한것도 참 기쁩니다. 왜냐면 해리는 어시를 많이 주는데, 제가 그리 못했어서 약간 부담이 있었거든요. 이번 시즌에 특히요. 좀 전에 언급도 했지만 그가 두번째 골을 만들지 못해 아쉽습니다. 하지만 우린 경기를 승리로 마쳤고, ‘올드 트래퍼드’ 이곳에서 3포인트를 가져가게 되었어요.질문 : 올드 트래퍼드에서의 1-6 결과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답변 : 참으로 놀라운 것이죠. 어려서 자라는 동안 이 (올드 트래퍼드) 경기장을 봐왔고 아, 그러니까… 특히나 제겐, 박지성이 이곳에서 뛰었었고 자연스레 수 많은 맨유 경기들을 봐왔습니다. 그러한 경기장에서 우리가 1-6으로 승리를 한 것은 대단한 것이고, 우리 팀이 아주 자랑스럽습니다. 저 스스로도 자랑스럽구요. 음… 뭐라해야 할지. 매우 기쁘고 들떠있습니다. 휴식하게 될 한 주… A매치 기간동안, 저는 이곳(영국)에 머물면서 훈련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합니다. 여러분들이 이곳에 계시지 않아 매우매우 슬퍼요. 아마 그래도 지금 저는 여러분들과 축하하고 있으니까요. 제 마음과 가슴속에는 여러분과 함께 축하하고 있어요. 오늘 경기 정말 기쁩니다..
- 손흥민 선수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항상 내가 아닌 우리, 팀 그리고 팬을 향한 이타적인 메시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 포인트는 화자, 청자 모두 이제 지겨울만한데 손흥민 선수는 자연스럽게 이 방향으로 끌고 가는 일관성과 기술이 있습니다. 다년간 인터뷰 연습과 실전, 그리고 실제 말과 생각의 거리가 일치하기 때문일 겁니다.
- 언제나 겸손합니다. 보통은 커뮤니케이션 시 나를 자연스럽게 올리거나 나를 올릴 수 없다면 상대를 내려는 사회적 본능이 존재하는데 손흥민 선수는 특히 상대를 내려서 본인을 올리지 않는 겸손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 보통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에만 치중하다 보면 인터뷰가 맹숭맹숭 해질 수 있는데 손흥민 선수는 적절하고 절제된 감정 표현을 할 줄 압니다.
-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중한 리스닝 자세를 통해 질문의 맥과 트랩을 정확히 이해합니다.
- 언급해야 할 이해관계자들과 대중들을 알고 있고 그들이 듣고 싶어하고 좋아하는 포인트와 워딩, 표현을 알고 있습니다.
- 특히 중요한 인터뷰에선 본인과 우리에게 유리한 핵심메시지로 헤드라인을 만들 줄 압니다.
- 질문하는 기자와 긴장감을 당겼다 놨다 할 수 있는 윤활유 같은 조크까지 구사합니다. 그것도 절대 품격을 떨어뜨리지 않는.
- 마지막으로 마이너하지만 풍부한 표정과 중요한 청자를 언급할 때의 시선 그리고 언어 품질, 톤, 속도까지 칭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손흥민의 선수를 보면 이기는 경기와 함께 손흥민 선수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는 것도 매번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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