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제품은 오히려 손해다.

 

최근까지 계속된 이상고온 현상으로 ‘겨울 모기’가 늘면서 살충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1~11일 매출집계 결과 모기퇴치용 살충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2% 늘었다고 15일 밝혔다. 신세계 이마트도 1~12일 살충제 등 모기퇴치용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 정도 늘었다. 살충제 매출은 지난해 9월부터 오르기 시작했으며 최근 예년보다 겨울 기온이 오르면서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1~8월 살충제 매출 누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다. 그러나 9월 매출 증가율이 23%를 보인 데 이어 10월 22.7%, 11월 43.6%, 12월 75.2%로 증가폭이 커졌다. 지난 1월에는 설을 전후해 찾아온 강추위와 폭설 영향으로 매출 증가율이 46.1% 수준으로 다소 낮아졌으나 1월 말부터 이어진 ‘봄 같은’ 날씨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82%로 뛰었다.

2009년 02월 16일(월)자, 경향신문 17면, 경제기획
『철없는 겨울 모기에 살충제 때아닌 호황』 기사 중 일부

1억 7천만년 전부터 사라지지 않고 종족을 유지해 오고 있는 모기는 요즘 겨울철에도 흔히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엘레베이터를 유유히 타고 다니며 고층빌딩의 상층부를 공략하는 영리함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지구촌 사람들 대다수가 힘들어 하고 있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오히려 모기 살충제 시장은 더 커지는 걸로 봐선 소위 쎄뻑이 좋다고 해야 할까요?

모기 살충제 제품들의 광고를 보면 “완벽 박멸”, “강력한 살충”이라 말하지만 절대 모기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죽이거나 사람 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것이죠. 모기는 여러 과학자들이 지구상에서 멸종시키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만약 실제로 업계에서 모기를 완전히 멸종시킬 수 있는 살충제를 개발해 낸다면 이는 제품화 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닐까요? 대박 아닐까요?…
(아마 “모기가 정력에 좋다”라는 가설을 세워놓고 이를 입증해 낸다면 아마 멸종시킬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만약 제품화 해서 출시된다면 처음엔 대박 날 것이 분명합니다. 전국민이 하나씩 구매할 것이고 따라서 엄청난 매출을 일으킵니다. 반면에 경쟁사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겠죠. 하지만 결국엔 본인도 망하면서 시장 자체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재구매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케팅은 어떤 메커니즘으로 소비자들에게 재구매를 일으키며 시장을 키우고 소비자 충성도를 높일 것인가를 핵심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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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무상 수리 기간이 끝나기 무섭게 왠 고장이 그리 많이 나는지…
요즘 휴대폰을 2년 이상 쓰시는 분들이 많진 않지만 2년 정도 지나면 알아서 고장나는 센스 있는 휴대폰들… 
언제나 환하게 비춰 줄 것만 같던 형광등은 꼭 급할 때 깜빡이면서 바꿔달라 아우성이고…

이런 경험들 없으신가요?

소니 타이머(일본어: ソニ?タイマ?)란 일본의 전자제품 회사인 소니사의 제품이 제품의 무상수리보증기간이 막 지난 시점에서 고장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소니사가 제품보증기간이 지날 즈음에 맞춰 기계가 저절로 고장나는 장치를 해두었다는 설에서 유래된 것이다. 물론, 이는 정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으며, 도시전설의 일종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말은 인터넷 시대이전에도 일반인 사이에서 사용되고 있었던 은어였는데, 현재는 소니 내부의 직원들이 회의에서 사용할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다고 한다. [출처 : ko.wikipedia.org]

※가물가물 했는데 정확한 용어가 있네요.

실제 이 “소니타임” 외에 “삼성타임”이란 용어도 한때 나돌긴 했었습니다. 실제 고의적으로 제품이 고장나게 설계했을 리는 없겠지만 내구성 테스트를 통한 보증기간을 설정하는 것을 당연할 것이고 내부적으로 제품의 수명을 정해놓고 내구성을 조정했을 것이란 심증은 있는 것이죠.

이처럼 아이러니하게도 완벽하고 반 영구적 제품보다 완벽하지 않은 제품들이 기업에게 더 많은 매출을 가져다 주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만들 수 있지만 시장의 장기적인 추세를 위해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수 있으며, 만약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그 제품을 바로 출시할 것이 아니라 기존 제품과 혁신적 제품 사이에 단계별로 출시하는 전략이 더 큰 매출을 일으킬 수 있겠다 싶습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에 비유해 보면…
직장 생활도 비슷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신입사원부터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며 완벽하게 1-2년 지내다 보면 그 이후 보여줄 것이 없습니다. 그럼 외부에서 보기에 정체되어 있는 듯 하죠. ‘제는 처음엔 열심히 하더니 변했어?”’ 이런 소리만 되돌아 옵니다.

반면에 처음 신입사원 1~2년은 사고 뭉치에 실수 연발이던 친구가 이후 바닥을 찍고 매번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을때 ‘저 친군 매년 성장하는 것 같아!’ 라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김진현…듣고 있냐?)

항상 열심히 하는 것이 제일 좋겠지요. 꾸준함, 변함없는…이것이 제일 어려운 것 아닐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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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thoughts on “완벽한 제품은 오히려 손해다.

  1.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어디선가 포드 자동차 관련 해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납니다.
    낡아서 패차가 되는 포드 자동차들을 모아서 분석한 결과 커넥팅 바가 다른 부품들의 마모도에 비해 월등히 뛰어났다고 합니다. 이 말은 들은 사장은, 커넥팅 바로 다른 부품들과 똑같은 상태로 마모 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며…

    • 그런 뒷 이야기도 있네요~ 사실 이 글을 포스팅 하면서 포드자동차 이야기도 적을까? 하다 뺀것이 EV-1 이야기 입니다. 1990년대, 포드의 혁식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EV-1이란 전기자동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냅니다. 근거리용으론 손색이 없었고 잔고장도 적어 기존 석유연료 자동차를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석유재벌과 부품 업체들의 반발로 전량 폐기처분한 사례도 있습니다.

      지금 도요타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이 커가는 것을 보면 GM으로선 안타까운 이야기이죠. 시장보다 너무 앞선 제품도 도태될 수 있다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감사합니다. 🙂

  2. 만약 심증이 확인된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액션을 취할까요? 그 반응에 대해 기업의 액션은 또 어떻게 나타날까요? 꾸준하게 변함없이 때(?)가 되면 망가져 주는 제품들이 있기에.. 기업은 재생산을 하고 소비자는 싫증난 물건을 핑계삼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되는 것 같군요. 서로에게 필요한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 🙂 지난 압구정에서의 회동 당시 송선생님의 유쾌한 스토리에 너무 즐거웠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친구를 데리고 다시 그 가게로 가니 사람이 앉아 있던 흔적(일정한 간격의 술병, 술잔, 빈 안주 접시)만 남아 있더군요. 많이 아쉬웠습니다. 즐거운 조우를 또 기다리겠습니다…

    • 기업은 “제품 내구성 높이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경주하고 있으나 임의로 내구성을 조작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라고 하지 않을까요? 소비자들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기업이라며 강력하게 지탄할 터이고… 의도적인 비율보다 글로벌 소싱이 일반화 되면서 제품 단가를 위해 내구성이 떨어지는 부품을 쓰다 보니 발생되는 고장이 다수 일 듯 합니다.

      요즘은 사실 트랜드나 기술의 발전들이 워낙 빠르다 보니 내구성과 상관없이 제품의 교체주기가 빠른 편인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는 더 한 편인 듯 하구요. 그래서 기업들은 계속 트랜드를 변화시키며 소비자들의 신제품 구매를 부추기죠. 그 이면에는 빠르게 버려지는 제품들을 다루는 또 다른 시장이 형성되고…

      지난 압구정 회동에서 친구분이 오시길 기다리려 했으나 마지막 폭탄의 취기가 급상승하여 급 퇴거할 수 밖에 없었음을 양해부탁드립니다. 워낙 팀장님께서 재능과 미색(?)을 겸비하신 분이라 급 호감을 사기위해 한번에 너무 많은 컨텐츠를 남발하는 바람에 다음번 조우에는 한동안 침묵모드일 수 있으니 이점 또한 이해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3. 모기는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으로 걸어올라 온다는 얘기도 있었지요..ㅎㅎ

    제품 주기가 날로 빨라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휴대폰, 노트북 디지털 기기는 신제품이 너무 빨리 나와 잘 쓰고 있으면서도

    괞이 시선이 가는 걸 어쩔 수가 없습니다.

    • 걸어올라간다는 이야기는 첨 듣는…:) 하여간 요즘 모기들의 형태를 보면 진보에 진보를 거듭하여 날로 지능화(?) 된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저공, 저음비행에 편대로 움직이질 않나 공격조와 탐색조가 따로 활동하는 듯 보입니다.

      말씀하신대로 특히 디지털 기기들의 신제품 출시 주기가 굉장합니다. 거기에다 그분까지 강림해 주시면 정신줄을 그냥 놓게 됩니다. 저도 흔히 지름신보다 상위 레벨에 있다는 아내의 눈치와 감시가 없었더라면 지금쯤 어디 한 분야의 오덕후가 되어 있을텐데…집안은 거덜 났겠지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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