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내와 바자회 참가 중 동네 축구를 재미있게 관전하며 느낀 insight를 정리하였습니다.
동네 축구 vs 기업 위기 관리 시스템
1. 한 두 명 제친다 싶으면 항상 뺏기면서도 공을 독점하길 좋아하는 개인기 중심의 사람이 있다. vs 대부분 기업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일부 팀장급 선수만 개인전을 펼친다. 위기 발생시 R&R(Role and Responsibilities)이 확실하게 정립 되어 있어야 하며 그에 따라 완벽하게 손발을 맞출 수 있는 팀웍이 유지되어야 한다.
2. 우리 선수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안중에 없다. 무조건 뻥뻥 차서 상대 진영으로 공을 보내는 것이 급선무인 사람도 있다. vs 위기 발생시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정작 중요한 오디언스는 생각하지 않고 기업의 입장에서만 이야기 하는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된다. 위기 일수록 더욱 오디언스을 이해하고 최대한 빨리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3. 동네 축구는 심판과 감독이 없다. 개중에 목소리가 큰 사람이 선수 겸 감독 겸 심판이다. “야야!…반칙…어어? 그거 공 밖으로 나갔어!” 유사시 컨트롤 불가능이다. vs 기업의 위기 시에는 워룸(War Room) 운영이 필수적이다. 위기 시 정해진 R&R(Role and Responsibilities)에 따라 해당 구성원들과 부문장들이 소집된 후 한자리에서 현재 상황분석과 구체적 실행 방안 등의 개발과 함께 지속적으로 결과가 업데이트 되고 원활한 의사결정이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이뤄지는 등 모든 위기상황을 컨트롤 가능한 범위 안에 두고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4. 골을 먹으면 골키퍼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 “뛰어 나왔어야지!… 어휴!~ 그걸 못 막아?…” vs 1번의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까지는 이미 그 전에 유사한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있었고, 그 이면에서는 300번의 이상 징후가 감지됐었다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 [footnote]1930년 대 초 미국의 한 보험회사 관리 감독자였던 하인리히가 고객 상담을 통해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법칙[/footnote]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 있는데 기업의 위기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보통 때는 해당 위기상황에 대해 주목하지 않고 관심은 물론 업무적인 모니터링 활동도 전혀 없다가 결국 위기가 발생하면 한정된 자원으로 최 일선에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했던 홍보담당자나 마케팅 담당자, 특정 Spokesperson에게만 책임이 전가된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 구성원들이 기업의 대표로 나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꺼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위기는 예상 가능한 것들이며 시스템 부재 혹은 결여로 인한 문제가 대다수이지 특정 개인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는 희박하다.
5. 결국은 골을 넣어야 한다. vs 결국 Key Message가 오디언스에게 인식되어야 하고 긍정적 영향을 주어야 한다.
6. 동네 축구의 대표적인 특징은 공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몰려 있다. 전원 수비, 전원 공격이다. 금방 지쳐있다. vs 공이 있는 곳에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작 있어야 할 곳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 상황을 분석하고 공이 어디로 튈지 혹은 어디로 차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말은 정말 쉽다. “그것도 못해 쯧쯧쯧…” 하던 사람도 정작 경기장에 투입시켜보면 똑같다. 공을 쫓아가기 바쁘고 체력은 금방 바닥난다. 본인이 머리에 그려놓았던 시나리오, 남들에게 이야기 했던 충고 등을 모두 망각한 채 말이다. 문제는 실전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프로축구팀을 보면 청백팀으로 나눠진 실전을 방불케 하는 연습게임과 함께 특히 자주 발생할 수 있고 득점 가능성이 높은 세트플레이 상황에 대비해선 치밀하게 시나리오를 기획한 후 연습,연습 또 연습한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以 不如一見)에서 더 나아가 이젠 백문이 불여일행(百聞 不如一行)이라 한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과 메뉴얼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발생 가능성 높은 위기 상황과 똑같은 시뮬레이션을 통한 트레이닝을 더더욱 강조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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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글 잘읽고 가요^^
감사합니다. 🙂 candycat님 블로그도 참 좋습니다.
조기축구 게임을 통해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군요.
정말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
“전원 공격, 전원 수비, 금방 지쳐있다.” 완전 공감입니다. ㅎㅎ
조기축구, 등산의 단점이 또 있습니다. 아침 일~찍 운동하러 갔다가 오후쯤… 결국 만취상태로 집에 옵니다. 🙂 지속적이고 정도가 심해지면 혼자살아야 하는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진 insights!!!!!!!!!!!!!!!! 역시 sean이사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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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네축구… 우리 회사도 혹시 그런건 아닐지…
ㅠㅠ
rince님 회사가 동네축구면 다른 기업들은 뭐란 말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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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하게 쏙쏙 들어 옵니다. 요즘 자기 정체성, 미래의 방향을 점검한다는 자기논리로 멈춰 있습니다. 어느 날이고 불쑥 찾아 뵐테니 건강주 한잔 하시죠. 🙂
어서 오셔요~ 뵌지 오래되서 얼굴 잊어버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