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일 전부터 스노우 체인 혹은 스노우 커버를 구입하기 위해 4대 할인점 및 타이어 전문 샾 등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이 아주 많더군요. 기업의 위기 관리도 “천둥소리를 듣고 방주를 마련하면 이미 늦는다” 라고 정용민 대표님이 항상 이야기 하셨는데 왜 일찍 준비를 못했을까요? 반성해 봅니다.
- 체인이 있으면 큰 언덕길이 아닌 경우 차가 눈길에서도 잘 움직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월동 장구를 구비하지 않습니다. 차량이 잘 움직이지 못하는 이런 폭설이 몇 년에 한번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 아닐까 싶은데요. 이런 경향은 대부분의 기업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언제 도래할지도 모를 희박한 위기 상황을 가정에서 비용을 투자해 준비하는 것이 어렵겠지요. 하지만 막상 당하면 또 미리 준비 못했음을 후회하고…
- 이런 폭설에는 체인들이 비싸게 팔릴 수 있습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기 때문에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이치입니다. 과거 소나기가 갑자기 올 때 비닐 우산을 팔 듯, 눈이 많이 올 때 대관령 고개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체인을 팔 듯, 폭설이 내릴 때 도심 속 큰 언덕길 앞에서 체인을 판매하며 설치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대박은 아니더라도 그날 하루 벌이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이날 과감히 차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버스를 기다려도 오질 않아서요. 새벽 6시에 용산에서 강남으로 출발하는데 강남 교보생명 사거리에서 차병원 사거리로 올라가는 언덕이 최대의 관건이었습니다. 포기하는 사람과 계속 도전(?)하는 운전자들… 사실 월동 장비 없이는 나오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언제나 준비 없는 도전은 무모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바로 옆 벤츠 S600이 눈길에 헛돌면서 에쿠스와 충돌을 합니다. 모두 후륜차량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뉴스에선 이번 폭설로 인해 후륜차량이 많이 미끄러졌다고 하네요. 전륜차량은 앞으로 끌면서 방향을 틀 수 있지만 후륜은 밀어주기만 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우리네 인생살이에서도 후배들을 그냥 뒤에서 밀어주는 것 보다 앞에서 끌어주며 방향까지 제시해 주는 것이 조금 더 좋지 않을까요?
- 눈 덮인 흔적이 있는 차량은 차고가 없거나 옥외에 주차한 차량, 눈 덮인 흔적이 있는 차량은 차고가 있거나 지하 주차장에 주차한 차량… 조금의 차이에서도 그 사람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차선과 중앙선이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오와 열을 맞추어 진행합니다. 횡단보도는 사라졌지만 보행자들은 얼추 비슷한 곳에서 건너갑니다. 이것은 바로 도로상의 가이드라인이, 규범이 몸에 자연스럽게 체득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많은 트레이닝을 통해 구성원들이 가이드라인과 규범이 자연스럽게 습관화된다면 갑자기 위기가 발생해도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을 듯 합니다.
- 눈 길 운전 시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돌아갑니다. 교과서에는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한다 나와있지만 위급한 순간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습관과 본능에 지배당하며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아무리 이야기 해도 잘 되지 않습니다. 머리는 알겠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습관과 본능을 거역하기는 참으로 힘든 법입니다.
- 지하철도 오늘 같은 날은 소용이 없습니다. 각자의 교통수단은 제각각 역할 분담이 될 때 도시는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 이 상황이 어른들에겐 고역이지만 아이들에겐 천국입니다.(한편 군인들에겐 재앙이죠.) 아이들에겐 이 공간이 항상 놀이터이지만 어른들에게는 이 공간이 항상 생계의 터전이기 때문입니다. 생계의 터전을 놀이터처럼 생각하며 살아보는 여유를 가지는 것은 어떨까요?
- 부산 친구들이 “우리도 눈이 왔으면 좋겠다”며 아우성 입니다.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는 방법은 오직 경험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
- 동네 주민센터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며 MBC 9시 뉴스를 보았는데 오후 9시부터 정확히 9시 40분까지 모두 폭설 내용입니다. 영상 또한 모두 반복될 뿐입니다.(자동차 바퀴 헛도는 화면, 사람들이 밀어내는 화면, 폭설에 오도가도 못하는 화면 등 무한 반복) 바깥 세상도 눈에 덮였지만 뉴스 컨텐츠 또한 모두 눈에 덮여버린 하루였습니다. (이 와중 도심 스키어 동영상은 아주 참신했습니다. ^^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또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욕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텐데 위트로 넘기는 네티즌들이 많네요. 사람들이 이 와중에도 여유는 있어 보입니다.)
- “41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 “기상청 관측이래 최대의 폭설”… 이런 메시지에 더 이상 특별한 부가 설명이 없어도 눈이 얼마나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명확히 의미를 전달해 줄 수 있는 “핵심 메시지”가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 눈길 운전 시 앞차가 차가 지나간 자리, 인도에서 걸을 땐 앞사람이 지나간 자리를 본능적으로 의지하며 이동합니다. 이번 SBS 연예 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반효정님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지요… “문득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애송하셨다는 시가 떠오릅니다. ‘눈 내린 길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욱이 훗날 다른 사람에게 이정표가 되리니’ 배우 인생 끝나는 날까지 깨끗한 눈길 함부로 걷지 않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실제 많이 공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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