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란 게 오묘하더라고요. 처음엔 살기 위해서 억지로 웃었는데 어느 순간 아무 이유 없이 행복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곤 정말 좋은 일들이 생기더라고요. 웃으면 복이 온다는 옛말이 틀린 게 아니었어요.”
매경이코노미 제1485호(08.12.17일자), 이윤규 기자
아침에 인터넷 뉴스를 서핑하다가 요즘 뜨는 여러 이색 직업들을 내용으로 한 기사가 있어 확인해 보았는데 정말 갈수록 직업은 전문화되고 다양해 지는 것 같다.
그런데 본 기사를 읽던 중 유독 필 받아 눈에 들어온 문장이 있었으니… “옛말이 틀린 게 아니었어요”
“옛날말 틀린 것 하나도 없다!” 라고 들 많이 하는데… 사실 자세히 뜯어 보면
“옛날말 틀린 것 하나 더 있다.”가 얼추 맞을 때도 많다.
오래 전 선인들이나 인생의 선배분들이 남기셨던 주옥같은 명제들,
오직 진리인 줄만 알았던 그 옛날말들이 급변하는 시대흐름에 따라 그 의미가 변화하거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런 경우들을 살펴보면 요즘 시대의 사회상이나 트렌드를 수박 겉 핱기 식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고 본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고 조금 오바해서 부정적으로 꼬아 본 것도 있으나 큰 틀에서 이해할 수 있을 듯…)
1.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
요즘 기업에서 채용하는 인재들을 보면 만능엔터네이너류를 원하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한 우물을 끝까지 파본 사람의 투지나 열정이 이제는 더 이상 차별점이 아니라 이는 인재가 가져야 할 기본 덕목이며 이보다 여러 우물을 파본 다양한 경험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한 증권 투자에서도 몰빵지상주의에서 안전제일주의원칙이 강조되며 분산투자를 한참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난 몰빵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
장인 정신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무리 파도 한 모금의 물도 나오지 않는 우물을 “끈기”라는 이념아래 무모하게 진행하는 것보다 가능성 있는 여러 우물을 파 보는 것은 어떨까?
이제 정말 열정, 끈기, 성실함, 책임감… 이런 것들은 개인의 경쟁력이 아닌 기본 아이템인 것 같다. 혹시 이력서에 이런 단어들로 본인의 장점을 강조했다면 수정하는 것이 좋을 듯 함.
2.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 권선징악
언젠가는 선이 이기고 악이 패배하는 권선징악적 이념이 종교에서 파생했던 유교적 사상에서 나왔던 간에 우리 마음속에 항상 자리잡고 있는 기본 사상인데 이런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관념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이 나라가, 이 사회가 현재 정의롭지 못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국가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사실 제일 큰 문제이다.)
이데올로기에 따른 냉전시대가 끝나고 자유주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 과거처럼 누가, 어느 집단이, 어느 국가가 선인지 악인지의 구분이 명확하지 못하고 어느 쪽이 정의로운 편인지 사실 분간하기 힘들기 때문에 선과 악의 대상부터 논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따라 서로 정의의 편이라 주장하고 정의가 이겼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력과 권력, 그리고 이것들을 기반으로 한 폭력으로 우리가 정의라 여겨왔던 많은 것들이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면 이 말은 틀려 가고 있음이 분명한 듯하다.
사실 역사는 승리한 자들만이 기술할 수 있는 것 이여서 이들이 곧 정의라 여겨 왔다. 그래서 역사가 매우 중요한 것이고 잘못된 역사는 수정하기도 힘들 뿐더러 엄청난 시간과 희생이 따르게 된다. 올바른 역사가 기술되고 후대에도 정의가 반드시 이긴다는 명제를 물려줄 수 있도록 정말 이 말은 틀리지 않고 다시 원상회복되어야 한다.
3.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위 이야기를 너무 딱딱하게 풀어서 이번 이야기는 조금 재미있는 것으로 썰을 풀어 보려 한다.
이건 옛날 말이라기 보다는 옛날 동화이긴 한데…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 동화의 결말은 여름철에 열심히 일한 개미가 겨울철에는 따뜻한 곳에서 배불리 먹을 수 있었고 여름철에 기타만 치며 빈둥빈둥 놀았던 베짱이는 겨울철에 추위와 배고픔에 굶어 죽었다는 줄거리이다.
하지만 요즘은 개미는 배불리 먹을 수 있었지만 행복하지 못했고, 베짱이는 겨울철에 결국 기타리스트가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는 줄거리로 바뀐지 오래다.
과거보다 현대인들은 행복이라는 주제에 더욱 민감하며 또한 행복의 관점이 배불리 음식 을 먹는 것, 즉 물질적 충족보다, 개인이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의 충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할 때 결국은 전문가, 선수가 되라는 것이고…
4.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사실 난 현재 딸아이 하나만 있어 잘은 모르겠지만 자녀가 둘 이상인 어른들, 선배님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픈 손가락이 있다고 한다. 당연히 더 강하게 깨물면 더 아픈 법이라고…
5.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이거 말이지… 사랑으로만 무장하고 용기와 끈기만 충만했다가는 스토커로 오인 받기 십상이다. 과거 나의 경우나 선배님들의 연애담을 들어 보면 대부분 용기 있게, 끈질기게 접근해서 지금의 아내를 쟁취했던 경우가 많은데 요즘 그렇게 하다간 십중팔구 바로 스토커나 성추행범으로 콩밥 먹기 일쑤 아닌가?
요즘은 연애도 예산과 기획력이 필수 있듯 하다. 얼마 전 나의 선배 중 한 명은 신혼여행지도 1안부터 3안까지 파워포인트로 멋지게 만들어 빔프로젝터를 회사에서 대여하여 집에서 여자 친구에게 직접 PT를 진행하기도 했었다.
아~ 과거의 만화같은 그런 로맨스는 이제 없다고 봐야 하나?…
6.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제일 빠른 때라고
요즘 시대는 정말 스피드를 강조하는 시대이다.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문화가 대충대충 빨리인 것만 보완한다면 사실 세계 흐름에 맞는 장점인 부분도 많이 있고 국가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같은 퀼리티에 더 빠른 속도로 결과물을 도출해 낸다면 이것이 최상의 결과 아닌가?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바로 개인 혹은 기업에서 손해가 되는 시점인 동시에 상사에게 혼나는 시점인 셈이다.
7. 악법도 법이다.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은 건데…
악법이 법이라는 미명하에 반드시 지켜야 할 대상이라고 하기 보다는 반드시 고쳐야 할 대상인 것이다.
이런 말은 정말 누가 만들었을까? 소크라테스도 아니라고 하는데…
8.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한다.
요즘 지렁이를 보기도 힘들지만 비온 뒤 한강 고수부지를 뛰다가 실제로 지렁이를 밟아 보면 꿈틀 하긴 하지만 바로 죽는다. 과거에는 힘없는 약자들도 업신여기면 안된다, 나약한 사람도 화가 나면 무섭다 등의 의미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정말 힘없는 약자, 돈 없는 서민들이 화낼 힘도 없고 반항도 할 수 없는 시대 아닌가? 싶다.
가난이 대물림되는 시대… 우리가 필히 끊어줘야 하는 시대의 사명이다.
9. 얼굴은 그 사람의 인생을 대변한다. 곱게 늙기 힘들다.
최근 유명 치과 의사분을 만나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치과로 돈벌기가 옛날 만큼 쉽지 않다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요즘은 피부과 의사분들이 돈을 많이 번다고 한다. 특히 압구정동에 위치한 피부과 의사분들이 돈을 많이 번다.
치과는 돈 없는 분들이 치료 목적으로 목돈을 쓰는 반면 요즘 피부과는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목적이며 일부 상류층에게는 병원이 아닌 미용실이나 사우나의 개념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VVIP 와인 강의를 가끔 나간 적이 있는데 참 그분들은 곱다. 혹시 돈이 그 사람의 얼굴을 대변하고 돈만 있으면 곱게 늙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닌지…
10.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냐?
이것도 사실 옛날말은 아니지만 우리 연애사에서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있더라도 투지있게 뺏어 보라는 의미로 자주 사용되곤 한다. 하지만 5초만 곰곰히 생각해보자. 축구 경기 90분내내, 아니 어느 축구 경기를 봐도 골을 먹었다고 해서 골키퍼가 바뀌는 경우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최소한 부상당하지 않는 이상!
(이 문구는 고등학교 시설, 나도 재미있는 이야기나 재미있는 말들을 만들어서 유행시켜 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어 냈던 여러 작품(?)중 하나이다. 즉 저작권은 나에게 있다는 말씀 ^^; 유치하긴…)
이외에…원수 사랑하라(정말 원수를 사랑하다 보면 화병, 골병들어 병원비가 더 나온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정말 뱉고 싶은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먼저 먹이를 먹는다(괜히 일찍 일어났다가 먼저 잡아 먹힐 가능성도 농후하다. 마침 멍청한 얼리버드 한마리가 나라를 말아먹고 있으니…), 황금보기를 돌 같이하라(요즘 이렇게 하면 바보소리 듣기 참 좋다.), 닭 좇던 개 지붕 쳐다본다. (닭을 좇을 정도의 개라면 요즘 왠만하면 지붕위에 올라가 잡아먹고야 만다.) 등 시대에 따라 변화된 말들이 참 많이 있다.
하지만, 반면에 아마 기원 전부터 고정불변이자 무한 진리이며 전세계적으로 통하는 옛날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요즘 젊은 것들 버릇이 없어!” 가 되겠다. ^^
초딩 2년이 초딩 1년에게, 초딩 1년이 유딩에게 요즘 애들 버릇 없다며 훈계하는 이 아름다운 세상!
사실 정말 요즘 것들…버릇이 없는 것도 없는 것이지만…정말 무섭다…
큰 가방들고 다니는 십대, 이십대들은 사실 인사하고 피해야 한다. 안에 뭐가 들어있을지 모르니… 흑흑
틀렸거나 뜻이 변한 옛날말을 함께 정리해 보는 것도 재미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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