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논점을 논란과 논쟁으로 변질시키는 부정적 문구는 삼가해야…

 

“노 대통령 당선이 부산의 지역주의를 완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지역주의가 더 강고해져 유감이다. 대통령이 부산 출신이고 또 부산에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 부산 시민들이 웬만하면 부산정권이라 생각하고 애정을 가져줄 만한데 전혀 안 그렇지 않느냐. 나는 부산사람들이 왜 참여정부를 부산정권으로 생각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이번 지방선거가 그러한 강고한 지역주의를 허무는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

[p.331 “문재인의 운명”]

정동영(민주당) 최고위원은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칙있는 포용정책’이라는 말은 햇볕정책의 취지에 수정을 가하는 변형된 오해를 줄 수 있다.”라며 “햇볕정책 노선이 원칙 없는 포용정책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바로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손학규(민주당) 대표는 “`원칙없는 포용정책’은 `종북진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 북의 세습이나 핵개발을 찬성ㆍ지지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종북진보’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할 생각은 없지만 민주당은 분명히 다르다.”라고 말했습니다.

[2011년 7월 2일, “MBC 손학규-정동영, 대북정책 설전” 중 일부]

정치인들의 사례를 통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 주의해야 할 부분을 살펴보았습니다.

첫 번째 사례는 문재인 現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출간한 “문재인의 운명”이란 책에서 2006년 부산에 가서 지방선거를 도우려다 구설수에 휘말려 혼이 났던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입니다. (관련 뉴스 동영상 : “문제인 전 수석 “현 정권은 부산정권” 논란)

책에서 문재인 現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부산정권’ 같은 오해소지가 많고, 시비소지가 많은 말을 내 입으로 한 것도 후회됐고, 선거를 돕는다고 그 기자 간담회에 갔던 것도 후회됐다고 소회를 밝히고 있습니다. 발언 취지가 그런 게 아니었다고 보도자료를 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최근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 사이에 대북 정책의 원칙에 대한 공개적인 설전이 벌어졌는데 손대표의 ‘종북진보’라는 말이 빌미가 되어 한 정치인의 대북관에 대한 정체성 문제까지 확대된 내용입니다.

……

이 사례들은 만감하고 부정적인 문구가 위기를 촉발시키거나 확산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사례가 위기 관리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은 아니고 정치권의 커뮤니케이션은 또 다른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항상 “사전에 준비하라”, “준비된 메시지”를 강조하는데 이번 사례의 경우도 만약 사전에 준비되었더라면 ‘부산정권’, ‘종북진보’ 등의 논란에 소지가 다분한 문구들은 분명 배제되었을 것입니다.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다 보면 보통 방금 본인이 한 이야기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금방 눈치챕니다. ‘아차!’ 하는 거죠. 일부는 이 상황을 다시 무마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 오히려 역효과를 내곤 합니다. 이후 본질은 그것이 아니라고 항변해 보기도 합니다. 이 경우 오디언스들이 전후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참고해서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위와 같은 많은 유사 사례들 또한 문제가 되는 해당 단어, 문구가 실제 본질적 의도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본질을 이해하는 오디언스는 당사자를 잘 알거나 호의적인 일부 오디언스일 뿐이고 이런 언행들이 대다수 침묵하는 오디언스들을 잠에서 깨우고 이들 사이에서 논쟁을 불러 일으키게 된 후 결국 본인의 명성에 아킬레스 건으로 계속 남게 되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곤 합니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예방하기 위해서는 준비하고 연습하는 방법이 최선입니다.(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상대방의 의견과 질문에 부정적 단어 사용을 막거나 최대한 줄이기 위해 되도록 준비된 메시지 안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습관이 있어야 합니다.

위기 시 혹은 일반 커뮤니케이션 시 논란과 오해를 불러 일으키거나 증폭시킬 수 있는 문구와 단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본인은 적합하다 생각하지만 대다수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자성어 혹은 사례 (위기 시 어설픈 사자성어나 사례는 본질을 흐리게 하고 논쟁을 일으키는 주범입니다.)
  • 개인과 조직 별 상식의 차이에서 오는 비논리적 언행 
  • 오디언스가 이해할 수 없거나 상황과 맞지 않는 내부적 논리 (되도록 오디언스 입장에서 오디언스들의 언어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 인더스트리 공통의 이슈 및 위기 시 회사명과 제품 명 서비스 명의 언급 (공통의 이슈에서 자사 및 자사 제품, 서비스 명을 언급하게 되면 대표성을 띌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대명사를 사용)
  • 너무 디테일한 상황 설명 (새로운 이슈의 근거를 제공해 주거나 오히려 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디언스 눈높이에 맞는 오디언스가 원하는 수준의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과도한 정보 제공을 통해 오디언스를 체하게 하는 것은 바로 또 다른 위기입니다.)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해당 기업과 조직 혹은 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목적과 본질이 명확하게 전달, 수렴되고 여기에 더해 우리의 원칙과 진정성이 오디언스들에게 인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언제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부정적 문구와 단어의 사용 목적이 의도적인 논란과 논쟁을 일으키기 위함이 아니라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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