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자정, KT는 방통위의 승인을 기반으로 자사의 2G 서비스를 종료하려 했으나 서울행정법원이 12월 7일 오후에 KT 2G가입자 970여명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KT는 본안판결 선고 시까지 2G 서비스를 계속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이후 12월 8일, KT는 즉각 항고할 것을 밝히면서 2G사용자와 이를 주도하고 있는 NGO단체, 법률대리인 등의 이해관계자들과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실제 소송 대상은 방통위지만 KT가 직접 이해당자인 만큼 항고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이후 모 블로그를 통해 12월 8일 오후 12시 경, KT가 2G 고객들에게 아래와 같은 문자 메시지를 발송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아래 메시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12월 8일 오전에 KT는 이번 이슈와 관련한 입장을 아래와 같이 언론을 통해 밝힙니다.
KT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법원 판결은 12월 8일 0시로 예정된 2G 종료 시행을 잠정 보류한 것이지 2G 서비스 종료 자체를 중단하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다.KT는 “그 동안 이용자보호조치를 충실히 이행해온 KT는 이에 즉시 항고해 통신산업 발전과 전체 이용자의 편익을 위한 방송통신위원회의 2G 종료 승인결정이 최단기간 내 이행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뉴데일리, 2011.12.09 12:02:04, “2G 종료 안돼” 가처분판결에 KT “울래~” 기사 중 일부]
보시면 2G 사용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는 법원 판결 이후 KT측에서 즉각 배포한 언론 보도자료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기업과 조직이 위기 시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메시지를 전달 받게 될 핵심 이해관계자를 먼저 생각하고 설계하게 됩니다.위 보도자료는 이번 이슈의 여러 이해관계자들 중 미디어와 주주, 법원, 소송의 상대 그룹, 시장관련자들을 대상으로 한 KT의 입장을 밝힌 메시지로 보여지며 일부 KT 내부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KT는 이 해명문을 거의 그대로 전혀 다른 이해관계자인 KT 2G 고객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물론 이를 염두해 주고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고객님께 본의 아니게 혼선을 드리게 된 점 양해부탁드리며”, 라는 부분을 추가했으며 치열한 법리적 판단을 앞두고 많은 고심을 했을 것으로 생각되나 KT가 문자 메시지에도 언급했듯 대다수 혼란스러운 2G 고객들을 자극시키고 오히려 침묵하고 있는 2G 이용자들의 반감을 증폭시킬 수 밖에 없는 메시지라 보여집니다. (하지만 정말 이 메시지가 2G 고객들에게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면 해당 이슈에 대한 상황 인식과 정의가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비즈니스적으로 사안이 사안이니 만큼 시장을 대상으로 한 빠른 입장표명과 신속한 처리가 시급한 상황일 것으로 보여지는 이슈지만 오히려 공식 입장 표명 후 2G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조금 더 시간적 여유를 두고(이해관계자 별 시간차 커뮤니케이션 전략) 진행했더라면, 그리고 2G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분히 선전포고처럼 들리는 “2G 종료 승인결정을 최단 기간 내 이행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 보다 2G 고객은 특성 상 장기 고객이 많은 만큼 보도자료에서도 KT가 지속적으로 견지하고 있는 “이용자의 편익”에 대해 좀 더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용자 편익”에 대한 해석과 정의의 차이 또한 이번 사안의 핵심이지만 KT가 2G 사용 고객분들께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할 핵심 메시지의 일순위는 다분히 “이용자의 편익”에 포커싱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요즘 기업과 조직의 위기 양상이 전문화되고 다양화 되면서 다양한 이슈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등장하고 이에 따른 이해관계자별 통합적 메시지 설계는 더욱 중요시 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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